<검고 어두운 하늘이 진실에 가깝지>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읽었다. 근 몇 년간 나는 실생활에 적용이 되는 책, 나의 업무 효율에 도움이 되는 책들만 읽어왔다.
하지만, 최근에 내가 팬심을 가지고 있는 지식인 김영하 작가님이 유튜브 실시간 팬사인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실시간 팬사인회를 들으며, 홀린듯이 사인본을 구매하게 되었다.
사실, 설 연휴가 끝나고 배송 예정이어서 많이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으나 놀랍게도 설 연휴 전에 집에 딱! 도착했다.
아마 작가님이 주신 선물인가보다.
제목만 봤을 때, 이런 미래 소설임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책을 구매할 때, 기본 정보나 목차, 다른 사람들의 서평 등은 읽고 구매하는 편이라, (서점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책은 줄거리를 알고 시작했다.
무튼, 이 책은 전혀 줄거리에 대한 감이 없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더 놀라운 소설이었다.
배경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이다. 다만 한국인으로서 한국이 통일이 되었다는 배경이, 아주 먼 미래처럼 느끼게 해주었다.
소설은 크게 휴머노이드와 인간이 구성하고 있는 세계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 중 휴머노이드는 자신이 기계라는 것을 알고 있는 기계파, 인간의 기능을 그대로 재현한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로 나누어진다.
책에서는 선이, 민이, 철이, 그리고 달마, 철이의 아빠까지 주요한 5명이 '인간과 로봇의 경계',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간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책에는 '삶과 죽음 / 만남과 이별의 이분법을 허무는' 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영생은 무엇일까? 뇌가 살아있다면 과연 그것은 영생인가?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개발하게 만드는 세상이 온다고 하면, 인간이 의미가 있을까? 그것은 기계 지능이라고 불러야할까?
삶은 무엇일까? 죽는 것은 무엇일까?
처연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끊임없이 나에게 던져지는 질문들이 생겼다. 이것이 현실을 망각할 정신적 마약, 이야기의 힘인가보다.
어떠한 나의 감정으로 끝내기보다는, 답이 내려지지 않은 나의 질문과 이야기들을 써보고자 한다.
1.
철이 아빠의 이야기에 잠시 등장하는 김박사아저씨는, 인간이 영생하기 위해서 기계와 결합해야 한다고 말한다.
굉장히 비인간적인 것 같지만, 김박사아저씨가 든 예시는 꽤나 그럴듯하다. 우리는 로봇청소기를 위해 문턱을 없앴고,
시리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크고 정확한 딕션으로 시리에게 명령했다. 사실은 모든 것이 타협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타협 속에서 인공지능이 발전한 시대가 오면, 그 때의 윤리란 무엇인가?
2.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검고 어두운 하늘이 진실에 가깝지' 이 문장이 과연 복선이었는가였다.
과학적으로는 그저 사실인 저 문장이, 과연 이 책에서는 복선일까? 복선이라면, 인간의 종말을 나타내는 복선일까
아니면 철이의 운명을 나타내는 복선일까
3.
기계가 인간의 감정을 가지게된다고 가정했을 때, 기계는 인간을 원망할 것인가?
이 책에서 달마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인간을 없애고 싶은 휴머노이드의 감정에 나도모르게 공감이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어떤 인간이 나를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면, 배신감이 들곤한다. 그리고 인간을 자기 필요에 의해서 사귀고 활용하는 사람을 '소시오패스'라고 부르고
위험하다고 분류한다. 그렇다면, 기계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기계는 인간을 원망할까?
누군가를 안락사시키고, 기계는 버리고 재활용하는 인간을 과연 비인간적이라고 볼까?
배신감에 입각한 기계의 반란은 그 유명한 '아일랜드'에서부터 가져온 인간들의 두려움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두려움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사실은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일말의 미안함에서 오는 것일까? 인간은, 자신이 필요에 의해 써먹는다고 생각하던 존재가 의식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을 때
자신이 가장 먼저 공격받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답은 내릴 수 없었다.
언젠가 작가님과 이런 질문에 대한 토론을 나눌 시간을 고대하며, 올해에는 소설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며, 마친다.
'말듣쓰 >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추리] 0시를 향하여, 애거서 크리스티 (0) | 2026.02.1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