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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Book

[추리] 0시를 향하여, 애거서 크리스티

by Dobby_b 2026. 2. 19.

*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0시를 향하여의 표지

 

 0시를 향하여라는 책은 알쓸인잡에서 김영하 작가님이 언급하여 읽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유명한 작품 이후에 거의 3년 만에 다시 읽는 추리소설 이었다.


읽기 전에...

 

 나는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나름의 디오라마를 사용하기도 하고 인물 관계도를 써보기도 하며 읽는다. 추리 소설을 읽을 때는 정말 유용한 방법이라 다른 이들에게도 꼭 추천해주고 싶다. 특히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은 공간의 이동이 많지는 않지만, 시점의 이동이 잦은 편이라 디오라마나 인물 관계도를 그려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그렸던 인물 관계도의 일부


읽는 중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에는 복선이 많다. 주의하면서 읽으려다 보니 디오라마를 사용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처음 인물인 맥휘터에서부터 인물 관계도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살짝씩 얽혀 있는 인물들이 아니라 전혀 다른 인물들이 병렬적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이 책은 인물들이 하나 둘씩 그들의 서사를 통해 저택으로 모여들면서 점점 살인 사건으로 모여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조여오는 긴장감의 느낌은 이런 연출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긴장감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복선인데, 내가 집중한 첫 번째 복선은 추리 소설을 읽는다고 한다면 응당 등장하는 복선(?)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였다. 누군가가 살인 계획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다르게 보면, '계획적인 살인'이 일어날 것이라는 복선이었다. 

 그 다음은 트레실리안 부인의 대저택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트레브스 씨는 '종'의 존재에 대해서 각인시켜 주었다. 그 종은 아날로그이며, 천장을 타고 위층에 있는 하녀의 방과 연결되어있다. 나중에 중요한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트레브스 씨는 어수룩한 척 했던 아이의 살인을 이야기하며 자신은 그것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죽어버리고 만다. 사실 나는 여기서 트레브스 씨가 죽은 척을 했으며, 자기가 화살로 살인했던 아이라고 의심했던 이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책을 읽어나갔다. 하지만, 사건을 풀어나가는 사람이 배틀 총경이 되며 트레브스 씨는 사실 주인공은 아니었던 것으로... 계단을 올라가는 것만으로 그날 밤에 죽어버릴 지 확신을 했을 지는 모르겠지만 트레브스는 죽어버렸다. 과연 그가 세운 살인계획에 트레브스가 자신을 알아보는 일이 있었을까? 나는 이 점이 설명이 부족해서 허점이라고 느껴졌다. (다른 의견이나 해석이 있다면 언제든 공유는 환영입니다!) 

 배틀 총경의 실비아 일화를 통해, 정서를 잠식하는 것에 대한 매우 불쾌한 기분을 독자들은 미리 느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쓸모없는 내용으로 굳이 왜 불쾌감을 일으키는가? 라고 생각했지만, 이 기억이 잊혀지지 않은 채 책을 읽어서인지 오드리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것도 하나의 감정적 복선일까 싶다.

 

  작품 후반부에는 적어도 나는 눈치채지 못했던 에이드리언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오드리의 반전. 오드리는 무언가에 지배당한 모습을 보이는데,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미 가스라이팅의 의미를 알고 있던 걸까) 사랑에 상처입거나 악에 받친 여자보다는, 조금 더 쫓기는 느낌을 주었다. 그것이 사실은 본인이 외도를 했고, 이를 본인의 과오로 연기(?) 해 준 전남편이 '내가 널 위해 다 해줬잖아' 라는 식의 가스라이팅을 했다는 것이 말미에 밝혀진다. 그리고 네빌은 끝까지 자신의 증오심을 참지 못한 채 결국 파멸을 가져온다. 제3의 인물이 범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끝까지 해보았지만, 네빌이 진짜 범인인 것은 변함이 없었다.

 

읽고 나서

  

 현실에 치어 주식, 부동산 책을 읽다가 오랜만에 시간이 빨리 가게 되는 추리 소설 책을 읽으니, 봉인된 상상력이 해제된 느낌이었다. + 새벽에 읽었으니, 나는 무한증식 상상세포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새벽 3시 취침 엔딩,,,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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